나의 독재자

영화는 좋았다.

그러나 한국 영화의 고질적 폐해인 사운드 문제는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.

한국 영화는 왜 이렇게 대사가 들리지 않을까?몇번 돌려도 겨우 들린다.

내 귀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.

함께 본 사람도 대사가 잘 안 들린다니깐.여기에서 술의 문제를 좀 열고 싶다.

배우들은 쇼 프로에 나오고 주량 자랑을 하는데 영화에서 자신의 대사가 분명히 들리지 않는다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술에 쩔어 살까?술의 폐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발음의 문제일 것이다.

시원스럽게 들릴 대사가 다 망해서 들린다.

이는 단지 장비나 기술적인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.

이 해즌 감독은 “천하 장사”마돈나,”김 씨 표류기”처럼 웰 메이드 영화를 만들었다.

영화의 성과에 비해서 흥행 성적은 좋지 않다.

그의 영화 중 가장 좋지 않아 클리셰 투성이의 백두산이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것을 보면 아이러니다.

어쨌든 천하 장사 마돈나, 김 씨 표류기 내의 독재자는 정말 웰 메이드 영화로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.

김 씨 표류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했다.

”나의 독재자”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흥행 공식처럼 갑자기 끼어들 코믹 장면이다.

이런 장면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.

더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도 좋지 않을까?윤·재문이 맡은 시게 마사 요원을 우라사와 나오키의 “몬스터”에 나오는 흑막 프란츠·보나파르트와 같이 설정하면 더 좋겠어.폭력적인 중앙 정보 요원 아니라 심리전의 달인으로 묘사하면 어떨까?안뜰 모습도 고문 장면보다는 이런 심리전의 모습이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?교수와 주사파 학생 캐릭터도 아쉽다.

좀 더 깊이 있는 캐릭터가 된 것에···영화 투자를 받을 때는 공식이 있다고 들었다.

몇분마다 한번씩 웃겨야 하며 사람들을 꼭 잡고 흔들어야 한다는 것이다.

이 영화에서는 그런 점이 오히려 방해가 됐다.

솔·교은그은 초반의 무명 배우들 장면에서는 너무 안 좋았는데, 앞마당에 끌려간 후는 급변하고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.

앞부분에 별로 말이 안 들려서 화나는 일도 있었지만 대통령과의 1대 1회담 장면에서 눈물이 나왔다.

영화에 인용되는 “리어왕”의 대사는 몇번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다.

내가 누구인 자는 누구?솔·교은그이 무대에 크게 실패하는 바람에 아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면 그 같은 트라우마가 없었다면 그렇게 맡은 역에 몰두할 수 있었을까?영화를 다 보니 문득 셰익스피어의 것을 떠올렸다.

셰익스피어의 희곡 속에서 리어왕, 맥베드는 몇번 읽어도 재미 있는 것 같다.

오셀로는 발암-_-에서 햄릿은 따분하지만, 리어왕, 맥베드는 읽을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.

과거의 작품이라고 해도 현대에도 여전히 읽히는 작품은 정말 현대적인 감정으로 가득 찬 듯하다.